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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기념행사 사례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기념행사 사례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 아니라, 그 안에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의 브랜드 기념행사(창립 기념일, 제품 론칭 기념일, 캠페인 1주년 등)도 일반 기업과 다르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축하 파티나 세일이 아니라, ①자신들의 사회적 성과를 사회와 나누고, ②당사자·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축하하고, ③새로운 행동을 촉구하는 장으로 기획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글에서는 가상의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적 기업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기념행사를 운영하는지, 그리고 그 전략이 갖는 의미를 살펴봅니다.

1. 취약계층 고용 사회적 기업의 ‘함께 일한 날들’ 기념행사

한 의류 리메이크 사회적 기업 A사는 장기 실업자·경력단절 여성·이주여성 등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을 재봉·디자인 인력으로 고용해 폐의류를 업사이클링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회사의 창립 5주년 브랜드 기념행사는 단순한 매출 축하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일한 날들을 셉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행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무실·작업장을 일반 고객에게 개방해 작업 과정과 노동 환경을 공개하고,
  • 직원 한 명 한 명이 입사 전·후 삶의 변화를 짧은 스토리 카드로 소개합니다. (예: “5년 전, 재봉틀을 다시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 버려진 옷이 새 제품이 되기까지의 과정, 리사이클링에 들어간 노동 시간과 공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도 함께 구성합니다.

행사 당일에는 이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온 단골 고객, 함께 일해 온 파트너 단체, 지역 주민을 초대해 작은 패션쇼와 토크 콘서트를 엽니다.

브랜드 기념일이 “우리 브랜드가 잘 팔리고 있습니다”가 아니라 “이 브랜드 덕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시 일하고 있습니다”를 보여주는 날이 되는 셈입니다.

이런 형식은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기억하게 만들고, 직원에게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며, 지역사회에는 “이 브랜드를 사는 것은 이웃의 일자리를 지지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합니다.

2. 환경 분야 사회적 기업의 ‘제로웨이스트 챌린지 1주년’ 행사

리필 스테이션과 친환경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B사는 자신들의 브랜드 캠페인 “일주일에 쓰레기 한 봉투 줄이기”의 1주년을 기념행사로 삼습니다.

이 행사의 핵심은 “우리가 함께 줄인 것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 지난 1년간 리필·대여를 통해 줄인 일회용 플라스틱 병·튜브·비닐 개수를 거대한 인포그래픽으로 전시하고,
  • 실제 고객들이 가져온 ‘전·후 쓰레기 사진’을 모아 작은 사진전을 엽니다.
  • 고객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 ‘제로웨이스트 실패담·성공담’을 모아 짧은 북릿이나 ZINE으로 만들어 나눠 주기도 합니다.

기념행사 기간에는 매장 방문 고객에게 “1주년 기념, 나만의 용기 1개 데려오기 챌린지”를 제안하고, 온라인에서는 해시태그(#1년차_쓰레기줄이기)로 전·후 사진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독려합니다.

이때 브랜드는 “우리 제품이 친환경이다”를 강조하기보다 “우리 제품을 매개로 고객의 생활 방식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기념행사를 계기로 신규 고객에게는 ‘입문용 제로웨이스트 가이드’를, 기존 고객에게는 ‘1년 차 심화 실천 리스트’를 제공해 다음 해의 행동까지 설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3. 공정무역·윤리소비 브랜드의 ‘농부와 함께하는 론칭 기념일’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 C사는 브랜드 론칭 기념일마다 “농부를 초대하는 날”로 하루를 씁니다.

물리적으로 산지 생산자를 초대할 수 없는 해에는 화상 연결을 통해 협동조합 대표와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산지에서 촬영한 짧은 다큐멘터리를 함께 시청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기념일 프로그램은 대략 이렇게 구성됩니다.

  • 오전: 공정무역 커피 시음과 생산 과정, 가격 구조 설명
  • 오후: 생산자와의 온라인 라이브 Q&A(통역 포함)
  • 저녁: 공정무역·윤리소비를 주제로 한 독립영화 관람 또는 토크 콘서트

이날 판매되는 모든 커피 수익의 일부는 생산지 학교 건립 기금, 기후변화 대응 농법 전환 지원, 여성 농부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전달됩니다.

또한 브랜드는 “이날 커피를 마시는 행동이 생산지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를 구체적 숫자와 사례로 보여줍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기념 세일에 커피를 샀다”가 아니라 “이 날, 우리는 화면 너머의 농부와 같은 시간에 커피를 마시며 연결되었다”는 경험을 갖게 됩니다.

브랜드 기념일을 거래의 출발점을 함께 기억하는 의례로 만드는 전략입니다.

4. 청년·로컬 기반 사회적 기업의 ‘동네와 함께하는 생일’

지역 청년들이 운영하는 마을 기반 사회적 기업 D사는 동네 골목에 공유작업실·커뮤니티 카페·작은 도서관을 운영/관리합니다.

이들의 브랜드 생일 기념행사는 가게 안이 아니라 골목 전체를 무대로 삼는 것이 특징입니다.

  • 건물 앞 도로 일부를 막아 작은 동네 마켓과 버스킹 공연을 열고,
  • 지난 1년간 공간을 이용한 동아리·동네 모임·수업 팀이 릴레이로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 인근 상점은 “브랜드 생일 주간”을 함께 기념하며 지역 화폐·스탬프 랠리 등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이때 사회적 기업 D사는 “우리 가게 생일”이 아니라 “이 동네에서 이런 실험들이 1년 동안 가능했습니다”를 기념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행사 끝에는 “내년 이 공간에서 함께 해보고 싶은 것”을 주제로 주민들의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그중 일부를 다음 해 프로그램으로 실제 구현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브랜드 기념일을 공간 사용자, 이웃 상인, 주민 모두가 ‘함께 만든 시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실험’을 설계하는 동네 총회에 가까운 행사로 사용하는 셈입니다.

5. 사회적 기업 브랜드 기념행사의 공통 전략 포인트

위와 같은 사례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셀프 축하보다 ‘함께 무엇을 만들었는가’에 집중
몇 년이 지났다, 매출이 얼마다 보다는 우리와 함께 한 몇 명의 삶이 바뀌었는지, 어느 지역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2) 당사자·고객·지역이 ‘공동 주인공’으로 등장
직원, 서비스 이용자, 생산자, 지역 주민이 행사의 말하고 듣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3) 과거를 자랑하는 날이 아니라,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날
“우리가 이렇게 해왔습니다”에 이어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당신과 이런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라는 초대가 이어집니다.

4) 기부·후원·구매를 넘는 참여의 스펙트럼 제시
상품 구매, 후원·기부 외에도 자원봉사, 정책 제안, 생활 습관 변화, 주변에 알리기 등 여러 수준의 실천을 제안합니다.

이렇게 브랜드 기념행사는 “우리 브랜드 잘 나가요”를 말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사회를 이렇게 바꿔 가고 있습니다. 같이 하실래요?”를 묻는 날로 기획됩니다.

결론: 사회적 기업의 기념일은 ‘성과 보고서’이자 ‘다음 약속’

일반 기업에게 브랜드 기념일이 론칭 축하, 대규모 세일, 홍보·마케팅의 타이밍이라면, 사회적 기업에게 브랜드 기념일은

1) 지금까지 만들어 온 사회적 성과를 시민에게 보고하고 공유하는 날,
2) 이해관계자·지역과 새로운 약속을 나누는 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기념행사에는 숫자와 지표뿐 아니라, 사람의 얼굴과 이야기, 현장의 고민과 한계, 다음 단계의 실험 계획이 함께 등장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몇 주년을 맞았는가”가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누구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가, 그리고 앞으로 누구와 어떻게 더 바꿔갈 것인가”입니다.

그 질문을 가장 솔직하고 창의적으로 보여주는 날, 그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의 브랜드 기념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